📑 목차
발굴로 읽는 역사 관점에서 역사 속 주거를 복원할 때, 가장 강력한 단서는 유물보다 기둥구멍 배열이다. 발굴 자료로 남은 기둥구멍의 간격·깊이·층위 관계를 읽으면 집 구조, 지붕 형태, 내부 공간 구성까지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발굴로 읽는 역사: 역사 속 주거를 ‘기둥구멍 배열’로 해석하는 이유
발굴로 읽는 역사에서 역사 속 주거는 “집이 있었다”로 끝나지 않는다.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거주했는지, 집이 어떤 규칙으로 지어졌는지, 생활 공간이 어떻게 나뉘었는지를 발굴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이때 결정적 단서가 기둥구멍 배열이다.
기둥구멍은 목재 기둥이 썩고 사라진 뒤에도 흔적이 남아, 집의 골격을 ‘자리’로 보여주는 구조 흔적이다. 특히 토기나 석기처럼 이동 가능한 유물은 후대 교란으로 위치가 바뀔 수 있지만, 기둥구멍은 땅을 파서 만든 시설이므로 상대적으로 원위치성이 강하다. 그래서 발굴 현장에서는 기둥구멍을 “점”으로만 보지 않고, 점들이 만드는 “배열”과 “간격”을 먼저 본다. 배열이 규칙적이면 계획된 건축일 가능성이 높고,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어긋나면 증축·수리·재건축 같은 거주 변화가 개입했을 수 있다.
결국 발굴 자료로 보는 역사 속 주거는 기둥구멍을 통해 집 구조의 기준선을 세우고, 그 위에 바닥 흔적·화덕·배수 시설 같은 생활 요소를 얹어 해석하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나는 주거 유적을 볼 때 유물이 많이 나오지 않아도, 기둥구멍 배열이 또렷하면 오히려 “집의 설계”가 더 선명해 진다는 생각이 든다.
발굴 자료의 핵심: 기둥구멍의 깊이·직경·충전토가 집 구조를 말해준다
기둥구멍 배열을 읽을 때는 “몇 개가 있나”보다 “각 기둥구멍이 어떤 성격인가”를 함께 봐야 한다. 발굴 자료에서 기둥구멍은 보통 원형 또는 타원형의 굴착 흔적과, 그 안을 메운 충전토(메운 흙)로 확인된다. 여기서 깊이와 직경은 집 구조의 합리적 추정의 중요한 변수다. 깊이가 깊고 직경이 큰 기둥구멍은 하중을 크게 받는 기둥(예: 중심 기둥, 처마 하중을 받는 기둥)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대로 얕고 작은 구멍이 촘촘히 반복되면, 벽체를 세우기 위한 기둥열이거나 가벼운 구조물의 흔적일 수 있다. 또한 기둥구멍 바닥에 자갈을 깔았거나 단단히 다진 흔적이 있다면, 기둥을 고정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충전토 안에서 숯이나 작은 목재 조각, 자갈이 층층이 섞여 있다면, 기둥을 뽑은 뒤 자연적으로 무너져 들어간 것인지, 의도적으로 흙을 메운 것인지도 판단 단서가 된다. 이런 관찰이 쌓이면 “집 구조”는 상상도가 아니라 근거자료 기반의 추정이 된다.
특히 역사 속 주거를 설명할 때는 지붕 형태를 함부로 단정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기둥구멍의 규모 차이와 배열이 지붕 하중 분산 방식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즉 기둥구멍 하나하나는 작은 흔적이지만, 발굴 자료 전체를 묶어 보면 집 구조의 ‘강한 축’이 어디였는지까지 드러난다.
기둥구멍의 크기 차이가 뚜렷한 유적을 보면, 그 집은 단순한 임시 거처가 아니라 꽤 오래 쓰려고 만든 구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기둥구멍 배열이 알려주는 집 구조: 평면 복원과 공간 분할의 논리
기둥구멍 배열로 집 구조를 복원하는 핵심은 “점을 선으로 잇는 방식”이 아니라, 배열의 규칙성과 예외를 동시에 설명하는 것이다. 먼저 동일한 간격으로 반복되는 기둥열이 있으면 벽체 라인 또는 외곽 구조를 가정할 수 있다. 그 다음 내부에 더 굵거나 깊은 기둥구멍이 일정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다면, 중심부 하중을 받는 구조(예: 내부 기둥열)일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때 집 구조를 단정하기 전에 함께 확인해야 하는 발굴 자료가 있다.
바닥면의 다짐 흔적, 출입구로 추정되는 단절 구간, 화덕·노지(불자리)의 위치, 저장 구덩이의 분포 같은 요소다. 예를 들어 화덕이 외곽 기둥열 안쪽에 위치하고, 출입구로 보이는 단절이 특정 방향(바람, 일조, 지형)과 일치하면, 단순한 점 연결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주거 해석이 된다. 또한 기둥구멍 배열이 일부만 어긋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거주 중 보수 공사로 기둥을 교체했거나, 증축으로 평면이 바뀌었거나, 침식·교란으로 일부가 사라졌을 수 있다는 신호다. 따라서 발굴로 읽는 역사 관점에서는 “완벽한 직사각형 집” 같은 깔끔한 그림보다, 왜 그 배열이 그렇게 되었는지까지 설명하는 쪽이 정보성 글로서 신뢰가 높다.
결국 발굴 자료로 보는 역사 속 주거는 기둥구멍 배열을 바탕으로 평면을 복원하고, 다른 시설 흔적과의 관계로 내부 공간 분할(작업 공간, 취사 공간, 저장 공간)을 합리적으로 제시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집 구조를 복원할 때, “가장 그럴듯한 도면”보다 “예외가 생긴 이유까지 설명되는 도면”이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층위 기록과 검증: 발굴 자료 해석을 ‘가능성’에서 ‘근거자료’로 바꾸는 결론
기둥구멍 배열이 집 구조를 말해준다고 해도, 해석의 신뢰도는 결국 층위 기록과 검증 과정에서 결정된다. 같은 위치에 보이는 구멍이라도 서로 다른 시기의 구덩이가 겹쳐 보일 수 있고, 후대의 굴착이 과거 주거 흔적을 절단했을 수도 있다.
따라서 발굴 자료를 인용할 때는 “기둥구멍이 있다”가 아니라 “어느 층위에 속하는 기둥구멍인가”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또 연대 추정은 기둥구멍만으로 완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변 유물의 상대연대(예: 토기 양식)나 유기물 시료의 절대연대 결과가 있다면 그 정합성을 같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발굴로 읽는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발굴로 드러난 역사 교통망: 길 흔적으로 추적하는 이동과 교류 (0) | 2026.01.11 |
|---|---|
| 발굴과 역사 권력: 성곽 유적이 보여주는 방어 전략의 변화 (0) | 2026.01.11 |
| 발굴로 읽는 역사 기술: 대장간 터가 말해주는 생산 방식 (0) | 2026.01.11 |
| 발굴로 본 역사 속 식생활: 패총이 남긴 ‘먹고 산’ 흔적 (0) | 2026.01.10 |
| 발굴과 역사 연대 추정: 탄소연대측정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0) | 2026.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