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인터넷 뱅킹을 써도 정말 안전한가
많은 사람이 인터넷 뱅킹이나 모바일 뱅킹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계좌 조회, 이체, 공과금 납부까지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한다. 그 과정에서 계좌번호,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대체 수단, 일회용 비밀번호(OTP) 같은 민감한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계속 오간다.
문제는 인터넷이 “누구나 지나갈 수 있는 길”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중간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데이터를 훔쳐보거나, 바꿔치기하면 어떻게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대규모로 인터넷 뱅킹 정보가 통째로 털리는 일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인터넷 뱅킹이 암호화(encryption)와 HTTPS, SSL/TLS 통신을 이용해 데이터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암호화, 인터넷 뱅킹, 공개키 암호, 대칭키 암호, HTTPS를 핵심 키워드로 삼아,
- 암호화가 무엇인지,
- 인터넷 뱅킹에서 어떤 암호화 기술이 쓰이는지,
- 중간에서 엿보는 공격이 왜 성공하기 어려운지,
- 사용자가 실제로 신경 써야 할 보안 포인트는 무엇인지
를 전산학 입문 수준에서 차근차근 설명한다.
암호화의 기본 개념과 인터넷 뱅킹에 쓰이는 핵심 기술
1. 암호화란 무엇인가: 평문을 읽을 수 없는 형태로 바꾸는 기술
암호화(encryption)는 쉽게 말해 원래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도록, 수학적 규칙을 이용해 내용을 변형하는 기술이다.
-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원래 데이터를 평문(plaintext)라고 부른다.
- 암호화된 뒤의 읽을 수 없는 데이터를 암호문(ciphertext)라고 부른다.
- 이 변환 과정에 사용되는 비밀 값이 키(key)이다.
암호화의 핵심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 평문 + 키 + 암호 알고리즘 → 암호문
- 암호문 + 키 + 복호 알고리즘 → 평문
중간에서 누군가가 암호문을 훔쳐가더라도,
- 키를 모르면
- 수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계산을 하지 않는 이상
- 원래 평문을 알아낼 수 없다.
인터넷 뱅킹에서는 사용자의 브라우저(또는 앱)와 은행 서버가
- 서로 약속된 방식으로 암호화·복호화를 수행하여
- 계좌정보, 인증정보, 거래내역을 전송 중에 보호한다.
2. 대칭키 암호: 같은 키로 잠그고 같은 키로 여는 방식
대칭키 암호(symmetric key encryption)는
- 암호화와 복호화에 같은 키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문을 잠그는 열쇠를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쉽다.
- 같은 열쇠로 문을 잠그고,
- 같은 열쇠로 문을 연다.
대표적인 대칭키 알고리즘으로는 AES(Advanced Encryption Standard) 등이 있다.
대칭키 암호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 속도가 빠르다.
- 큰 데이터를 암호화하기에 적합하다.
- 구현이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 키 전달 문제가 있다.
- 같은 키를 공유해야 하는데, 그 키를 어떻게 안전하게 전달할 것인가.
- 만약 키가 중간에서 유출되면, 그 키로 암호화된 모든 데이터가 위험해진다.
인터넷 뱅킹에서는 실제 데이터 전송 시에는 대부분 대칭키 암호(AES 등)를 사용한다.
다만, 대칭키 자체를 어떻게 안전하게 공유할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3. 공개키 암호: 잠그는 키와 여는 키를 분리하는 방식
공개키 암호(public key encryption)는
- 공개키(public key)와 개인키(private key)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키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특징은 다음과 같다.
- 공개키
- 누구에게나 공개해도 되는 키이다.
- 이 키로는 “잠그기(암호화)”만 가능하고, “열기(복호화)”는 할 수 없다.
- 개인키
- 오직 소유자만 알고 있어야 하는 비밀 키이다.
- 공개키로 잠근 데이터를 다시 열 수 있는 키이다.
중요한 점은,
- 공개키로 암호화한 내용은 해당 개인키를 가진 사람만 복호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뱅킹에서 은행 서버는 보통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진다.
- 은행 서버: 공개키 + 개인키 한 쌍 보유
- 사용자 브라우저: 서버의 공개키만 전달받아 사용
이 구조를 이용하면,
- 사용자의 브라우저가 은행의 공개키로 어떤 내용을 암호화해 전달하면,
- 이 내용을 열 수 있는 존재는 은행 서버(개인키 보유)뿐이다.
4. HTTPS와 SSL/TLS: 암호화를 실제 웹 통신에 적용한 표준
인터넷 주소창을 보면, 은행 사이트는 대부분 https://로 시작한다.
이때 사용되는 기술이 바로 HTTPS, SSL/TLS이다.
- HTTPS(HyperText Transfer Protocol Secure)는
- 웹 통신 규칙(HTTP)에
- SSL/TLS라는 암호화 계층을 덧씌운 방식이다.
- SSL/TLS는
- 브라우저와 서버 사이의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 서버가 진짜인지 인증서를 통해 확인해 주는 프로토콜이다.
인터넷 뱅킹에서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통신이 진행된다(간략화).
- 사용자가 은행 사이트 https://은행주소에 접속한다.
- 서버는 브라우저에게 인증서(certificate)를 보낸다.
- 여기에는 서버의 공개키, 도메인 정보, 인증기관(CA) 서명이 들어 있다.
- 브라우저는 인증서를 확인하고,
- 신뢰할 수 있는 인증기관이 서명했는지,
- 주소창 도메인과 인증서 도메인이 일치하는지 검사한다.
- 브라우저는 임시로 사용할 대칭키(세션 키)를 하나 만든다.
- 이 세션 키를 서버의 공개키로 암호화해 서버로 보낸다.
- 서버는 자신의 개인키로 그 세션 키를 복호화하여 얻는다.
- 이후 실제 데이터(계좌정보, 이체 금액 등)는
- 브라우저와 서버가 같은 세션 키(AES 등 대칭키 암호)로 암호화해 주고받는다.
이 과정 덕분에,
- 인터넷 뱅킹 데이터는 전송 중에는 항상 암호화된 형태로만 이동한다.

중간에서 훔쳐보는 공격을 막는 원리와 사용자가 지켜야 할 보안 수칙
1. 중간자 공격(Man-in-the-Middle)을 막는 두 가지 축
전송 중 데이터를 훔쳐보려는 대표적인 방식이 중간자 공격(Man-in-the-Middle, MITM)이다.
공격자는 사용자의 브라우저와 은행 서버 사이에 몰래 끼어들어
- 사용자가 서버에게 보내는 데이터를 엿보거나,
- 서버가 사용자에게 보내는 데이터를 바꿔치기하려고 한다.
그러나 제대로 설정된 암호화와 인증 절차가 있다면 이 공격은 매우 어렵다.
핵심 요소는 두 가지이다.
- 암호화된 데이터(대칭키 암호) 자체는 해독하기 매우 어렵다.
- 중간자가 패킷을 가로채더라도,
- 안에 들어 있는 것은 AES 같은 강력한 알고리즘으로 암호화된 암호문이다.
- 세션 키를 모르면 현실적인 시간 안에 해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 공개키 기반 인증서로 서버의 “진짜 정체”를 확인한다.
- 브라우저는 은행 서버가 보내 준 인증서를 보고,
- 신뢰할 수 있는 인증기관이 발급했는지,
- 주소창 도메인과 일치하는지 검증한다.
- 이 과정이 통과되면 사용자는 정상적인 서버와 직접 통신하고 있다는 보장을 얻는다.
만약 공격자가 가짜 은행 서버를 세우고,
- 사용자를 그쪽으로 유도하려 해도,
- 브라우저는 인증서 검증에서 이상을 감지하고
- “이 웹사이트는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를 띄운다.
정리하면,
- 공개키 암호 + 인증서 → “내가 진짜 은행 서버와 통신하고 있다”는 것을 보장
- 대칭키 암호(세션 키) → 실제 데이터 내용이 중간에서 보이지 않도록 보호
이 두 축이 함께 작동하므로,
- 인터넷 뱅킹 정보가 전송 중에 몰래 훔쳐지는 것은 매우 어려워진다.
2. “훔쳐볼 수 있어도 알아볼 수 없다”는 구조
현실의 인터넷은 완전히 안전한 공간이 아니다.
네트워크 장비, 공유기, 통신사 구간 등에서 패킷 자체를 훔쳐보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HTTPS 기반 암호화 구조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된다.
- 중간자가 보게 되는 것은 암호문(ciphertext)뿐이다.
- 이 암호문을 해독하려면
- 세션 키(대칭키)를 알아야 하고,
- 세션 키를 얻으려면
- 서버의 개인키가 필요하거나,
- 세션 키 자체를 가로채야 한다.
- 서버의 개인키는 은행 내부에서 강하게 보호된다.
- 세션 키는
- 브라우저에서 생성된 뒤
- 서버의 공개키로 암호화되어 전송되므로,
- 중간에서 가로채더라도 개인키가 없으면 내용(세션 키)을 알 수 없다.
결국 현실적인 공격자는 암호화를 수학적으로 깨는 것보다는
- 사용자를 속이는 피싱 사이트를 만들거나,
- 악성코드를 설치해 사용자의 브라우저나 키보드 입력을 직접 훔쳐보는 방법을 더 선호한다.
즉,
- 제대로 설정된 암호화 통신 자체를 깨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 공격자는 보통 사용자 주변(기기, 브라우저, 이메일, 문자)을 노린다.

3. 사용자가 지켜야 할 기본 보안 수칙
암호화와 HTTPS 덕분에 인터넷 뱅킹 데이터는 전송 중에 안전하게 보호된다.
그러나 사용자가 기본적인 보안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암호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대표적인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 주소창의 HTTPS와 자물쇠 아이콘 확인
- 인터넷 뱅킹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https://로 시작하는 주소인지 확인해야 한다.
- 브라우저 주소창 왼쪽의 자물쇠 아이콘을 클릭하면 인증서 정보를 볼 수 있다.
- 브라우저의 보안 경고를 무시하지 않기
- “이 사이트는 인증서에 문제가 있습니다”라는 경고가 뜨면
- 즉시 중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 무시하고 진행하면, 중간자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 “이 사이트는 인증서에 문제가 있습니다”라는 경고가 뜨면
- 공유 PC, 공용 와이파이 사용 시 주의
- PC방, 카페 와이파이 등에서는
- 키보드 보안이나 악성코드 감염 위험이 있다.
- 가급적 개인 기기,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에서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PC방, 카페 와이파이 등에서는
- 피싱 사이트 구분하기
- 문자나 이메일 링크를 눌러 접속하기보다는
- 직접 은행 주소를 입력하거나,
- 즐겨찾기에 등록해 둔 주소로 접속하는 것이 안전하다.
- 주소가 비슷하게 보이지만 미묘하게 다른 도메인을 사용하는 피싱 사이트에 주의해야 한다.
- 문자나 이메일 링크를 눌러 접속하기보다는
- 기기·브라우저 업데이트 유지
-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는 정기적으로 보안 업데이트가 제공된다.
- 오래된 버전에서는 최신 암호화 방식이나 보안 패치가 적용되지 않았을 수 있다.
이러한 기본 수칙을 지키면,
- 암호화 통신의 안전성과
- 사용자의 보안 습관이 결합되어
- 인터넷 뱅킹을 훨씬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암호화 구조를 이해하면 인터넷 뱅킹 보안이 보인다
이 글에서는 암호화 기초를 중심으로, 인터넷 뱅킹 정보가 전송 중에 쉽게 훔쳐지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았다.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암호화는 평문을 키와 알고리즘을 이용해 읽을 수 없는 암호문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 키를 모르면 암호문만으로는 내용을 해독하기 매우 어렵다.
- 대칭키 암호와 공개키 암호는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 대칭키 암호(AES 등)는 빠르게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데 사용된다.
- 공개키 암호는 대칭키(세션 키)를 안전하게 교환하고, 서버의 정체를 확인하는 데 사용된다.
- HTTPS와 SSL/TLS는 암호화를 실제 웹 통신에 적용한 표준이다.
- 브라우저와 서버가 인증서, 공개키, 세션 키를 교환하여
- 인터넷 뱅킹 데이터를 전송 중에도 암호화된 상태로 유지한다.
- 중간자 공격은 암호화와 인증 덕분에 성공하기 어렵다.
- 중간자가 패킷을 가로채더라도 암호문만 보일 뿐이다.
- 서버의 개인키나 세션 키를 모르면 내용을 알 수 없다.
- 다만, 사용자의 부주의는 여전히 큰 위험 요소이다.
- 피싱 사이트, 악성코드, 공용 PC 등은
- 암호화 통신과 별개로 사용자를 직접 노리기 때문이다.
- HTTPS 확인, 보안 경고 무시 금지, 기기 관리 등 기본 수칙이 중요하다.
- 피싱 사이트, 악성코드, 공용 PC 등은
이제 “인터넷 뱅킹 정보가 중간에서 훔쳐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 암호화, 공개키·대칭키, HTTPS, 인증서, 중간자 공격 방어라는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단계에서 함께 살펴볼 만한 주제로는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대칭키 암호와 공개키 암호의 차이를 더 깊게 이해하기: RSA, AES, 하이브리드 암호화 구조”
- “디지털 서명과 인증서: 전자 문서의 ‘진짜 작성자’를 확인하는 기술 원리”
이러한 주제들을 이어서 학습하면, 인터넷 뱅킹을 넘어 전자상거래, 전자계약, 전자서명 등 더 넓은 영역의 정보 보안과 암호화 기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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